2016년 마지막날의 거지같은 이야기.

...


날씨가 그리 춥지 않아서 전에 두번 가봤던 송어 낚시터를 가려고 했습니다.

대구출장 다녀온 직후라 컨디션도 그리 좋지 않았지만..

이 회사 입사후에 토요일에 쉬는 경우가 거의 없었던 관계로 그냥 강행했습니다 (고통의 시작)

차를 얻어탈수 있긴 하지만 그건 8시는 되어야 가능한 관계로, 오전피딩 좀 보려고 자전거를 끌고 가봤지요 (고통의 시작 2)

솔직히 같이 낚시하는 사람 차가 아니니 제대로 하기 위한 시간대에 움직이는게 아예 불가능합니다.




애마... 는 아니고 중고로 싸게 얻어와서 아직 굴려본 시간이 6시간도 채 안되는 BMC blast BL02 입니다.

2017년에는 얼마나 탈지...


추운것에 약하니만큼 방한 준비를 단단히 하고, 개당 단가가 120 원 밖에 안하는 착한 핫팩을 4개 붙이고 나섰습니다 (고통의 시작 3)

네 뭐... 그것부터가 문제였던거 같습니다.

출발하니 좀 추운듯했지만 15분이 지나니 무진장 퍼지더군요... 과열이...

쉽게 땀을리는 타입도 아닌데 허리를 펴면 등에서 뭔가가 주르륵하고 방울져 흘러내이는것이 느껴지는것이...

가을에 석탄수로는 가볍게 다녀왔는데, 컨디션과 복장이 문제였는지 (사실 그 때 탄건 빌린 하이브리드라는것도 한몫)


여튼 숨을 쌕쌕 몰아쉬며 비틀비틀 갔습니다.

현찰이 없었지만, 올 때 마다 봐서 낚시터 진입로 근처에 세븐일레븐 편의점이 있는것을 봤거든요.

거기서 몇만원 정도 인출하고 간식거리도 살 계획이었습니다....... 만



와~ 씨발놈의 편의점에 인출기가 없네요. 뭐하는곳이야 여긴... 그냥 24시간 점빵이지 이게...

근방에서 유일한 편의점에 인출기가 없어?

한숨을 쉬며 지도를 보니 인근에 콩알만한 대학교가 있는데 ATM기가 있다고 합니다.

다시 자전거를 질질 끌고 건물이라곤 하나밖에 안보이는 대학교로 갔습니다.

로비를 보니 ATM기가 하나 보이네요, 경비인지 뭔지 모를 어르신 하나가 왜왔나고 묻길래 ATM기 찾아왔다고 하니



인출이 안된댑니다. 이건 또 무슨 병신같은...

고장난거냐고 되물으니 주말엔 작동을 안한댑니다. 하...참 뭐 이딴 동네가...

그러면서 저 아래 군청에 ATM이 있댑니다.


군청은 무슨... 군청이 저기 있을수가 없는데... 일단 지도를 확인해 봅니다.

아... 네, 교육지원청... ... 일단 가봅니다.

내부에 ATM이 보입니다!!...... 만

문이 잠겨있습니다. 더럽게 친절하게도 문 잠겨있을땐 ATM 쓸 생각 말라는 안내 프린트도 붙어있습니다.



야... 진짜 개같은... 이 썩을 동네... 아니 망할 촌구석은 설치해 놓고도 기술을 누릴수가 없나...

아니 차라리 없으면 (그래도 짜증은 났겠지만) ... 이만큼 저주를 퍼부으면서 돌아가진 않았을텐데 말입죠.

- 상상력이 풍부한 편이라 3군데 전부 온갖 저주를 꿍얼거리면서 퍼부으며 이동했지요, 증오는 힘의 원천! (어?) ... B급 공포물에서 C급 조연에게 일어나는 일들을 풀셋트로 서너번 선사하는 내용이랑 비슷했을 겁니다, 개성 특급시에서 30km 라는 지리적 요건도 고려해서 추가적인 드립도 넣고요, 그렇게 꿍시렁 거리면서 갔습니다... 괜찮습니다 동네가 동네다 보니 이정도 시간에는 사람 그림자도 없어요, 제가 이러고 다니는줄은 여기서 이거 보는 분 외엔 모릅니다 (음?)-

그래서 갔던길을 반이나 되돌아가면 인출기가 있는(것으로 추정되는) 편의점이 있습니다만...

벌써 주변은 충분히 밝아졌고 (7시 40분정도) 어차피 차 얻어타고 왔으면 그것보다 조금 늦는정도에서 할 수 있겠지만

기분을 신나게 조진데다 그 사이에 몸이 식으니 안좋아진 컨디션이 어우리지면서 오한이 듭니다.


그래서 그냥 분노의 페달질로 집에 돌아왔다는 것으로

2016년 마지막 출조는 거지같은 촌동네서 입어료를 못 찾아서 로드도 펴지 못하고 끝냈습니다.


덤으로 집에 온 후 씻고 푹 젖은 옷을 갈아입은후에 콘푸에이크를 먹으니

우드득 하는 안좋은 느낌과 함께 신나게 상해있던 이빨이 와장창...

거울을 보니 치아 상부의 절반 정도가 없어져서 속이 드러난 상황....


한두달 이내로 깨어지지 않을까 하는 생각은 들었지만 오늘일줄이야... 오른쪽 어금니 반파...생각보다 빨랐습니다.

이제 보통때는 아무렇지도 않지만 뭔가 씹으면 아파서 거의 일년여를 안썼던 왼쪽으로 씹어야 하는군요.

이거 처리할 돈과 시간이 동시에 있었던 적이 꽤나 한동안 없어서 결국 이렇게 되는군요,

반년내로 이렇게 될놈이 몇개 더 있는듯한데...


어차피 치아 관련으로는 '배가 고프면 밥을 먹어야 한다' 수준의 뻔해빠진 조언 밖에 없기 때문에

정말 싸게 치료할수 있는 지인이나 소개가 있지않는 이상 타인은 도움이 안됩니다. 네.


그리하여 참 끝내주는 토요일이자 병신년의 막날을 병신년답게 병신처럼 보냈다는 병신같은 결말.

(어떤 의미로 병신년 컨셉에는 꽤나 충실했으니 된건가...)

Wayfaring Life by 검은사자비 | 2017/01/01 21:13 | 낚시 | 트랙백 | 덧글(2)

Commented by 이젤론 at 2017/01/01 22:27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Commented by 검은사자비 at 2017/01/02 15:01
끝내주는 마무리였습니다. 이가 시리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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